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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기업을 키웠다] <2>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전진바이오팜 이태훈 대표

관리자
2012-01-03
조회수 9782

[나는 이렇게 기업을 키웠다] <2>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전진바이오팜 이태훈 대표

 헛깨음료 값비싼 수업료…조류기피제로 세계 1등 '우뚝'


“한국의 첨단 테크놀러지(조류기피제)가 영국 버킹엄궁의 골칫거리(비둘기)를 내쫓다.”
지난 4월 영국의 세계적 공영 방송 BBC는 대구 유일의 바이오 스타기업 '전진바이오팜'이 개발한 조류기피제를 상세히 소개했다.

버킹엄궁은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영국의 상징. 개체 수 급증에 따른 비둘기 배설물로 몸살을 앓아 오다 전진바이오팜의 조류기피제를 도입해 놀라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기 스파이크, 그물망 등에도 끄떡없던 비둘기들이 조류기피제를 사용한 순간부터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후 전진바이오팜은 독일 베를린타워, 헝가리 지하철역에 연이어 조류기피제를 납품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영국 언론매체 보도와 버킹엄 공사 계약이 입소문을 타면서 유럽뿐 아니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법인에서도 기피제 주문이 쇄도한다.

이태훈(38) 대표는 “다음 해외 공략 시장은 일본과 남미, 미국 등지가 될 것”이라며 “전진바이오팜은 조류기피제 분야 세계 1등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전진바이오팜을 세계 1등 조류기피제 기업으로 키워낸 이태훈 대표는 처절한 실패를 딛고 일어섰다. 10년 전 2002년 6월 이 대표는 인생에서 가장 절망스런 나날을 보냈다. “아직도 기억이 선명합니다.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과 독일이 4강 경기를 치르던 날이었죠. 국민 모두가 환호했던 바로 그때 회사가 망했습니다.”

2000년 대학을 갓 졸업한 이 대표는 전진바이오팜 설립 전 숙취 해소용 기능성 음료 시장에 먼저 출사표를 던졌지만 철저하게 무너졌다.

“숙취 해소 효능이 뛰어난 헛개나무 추출 물질로 만든 기능성 음료였습니다. 효능은 탁월했는데 너무 빨리 시장에 나온 게 탈이었습니다. 지금 시장과는 달리 헛개나무 효능을 아무도 몰랐던 거예요"

이 대표는 “아내 퇴직금까지 탈탈 털어 마케팅비로 충당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붓기였다”며 “중소기업이 음료 시장에 뛰어든 게 애당초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3년간 그는 ‘빚더미’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제약회사 말단 영업직원으로 취직해 월급 전부를 빚 갚는 데 썼다.

 "아내의 지갑에 만원짜리 한 장 넣어 주지 못했습니다. 아내는 ‘샤프심 부업’으로 생활비를 벌어야 했죠."

그러나 기능성 음료 실패는 결국 조류기피제 성공의 발판이 됐다. 이 대표는“기능성 음료 실패에서 깨달은 게 있다. ‘보이는’ 바이오로 눈을 돌렸다"며 "기술력으로 승부하되 당장 효과가 확실한 사업 분야를 찾았고, 그게 바로 조류기피제였다”고 말했다.

◆왜 조류기피제였나

 이 대표는 빚더미에서 겨우 탈출한 뒤 2005년 4월 전진바이오팜을 설립했고 주력 제품으로 조류기피제를 선택했다.

“이건 된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충남대, 경북대 교수진들과 기술 이전을 상의하면서 제품 개발에도 속도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각종 조류 배설물로 인한 천문학적 경제적 손실에 주목해 친환경 조류기피제 개발을 결심했다. 조류 배설물의 산 성분은 건축물의 오염 및 부식 원인을 제공하는 골칫덩이다. 조류 배설물이나 둥지는 각종 건축 구조물의 오염 및 파괴 원인이 되고, 전봇대`고속철로의 합선 및 정전 사고로 이어지는가 하면, 이동통신 기지국 및 중계기의 송수신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에 비해 국내 조류퇴치법은 새총`그물망`경보음 등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수십 년째 전혀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미국, 일본에서는 서서히 조류기피제 개발화가 진행되고 있었죠. 시장 분석 결과 국내 4천억원, 전 세계 1조7천억원에 달하는 황금 시장이었습니다.”

이후 이 대표는 페퍼민트와 레몬 등 식물 추출 물질에서 신개념 조류기피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대학에서 생명공학과 수의학(약리독성학)을 전공한 게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전진바이오팜의 조류기피제는 건축물 외벽에 쉽게 바를 수 있는 젤 형태로, 한 번 발라두면 2년 이상 효과를 보장하는 혁신적 제품이다. 시각`후각`촉각`미각 등 조류의 다중 감각을 동시에 자극해 기피 효과를 극대화한다.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이전 헛개나무 기능성 음료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조류기피제 효과를 눈앞에서 바로 체험하면서 즉각적 반응이 나왔던 것. 과수농가를 시작으로 동대구역, 서울지하철 1호선, 한국전력공사 안동전력소, 서울시 모래내 고가차도, 인천항만, 공군전투비행단, 창경궁 등 국내 유수의 각종 건축물에서 조류기피제 구입 문의가 쏟아졌다.

조류기피제의 상품화 가능성은 국내 굴지의 투자사들이 먼저 알아봤다. 기술성을 인정받아 2007년 산업은행으로부터 ‘초기 기술화 기업’ 투자를 유치했고, 2008년 KB인베스트먼트, KTB캐피탈, 키움인베스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국내 선도 벤처캐피털이 너도나도 투자를 결정했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국내 시장에서 조류기피제 성능을 검증받은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해외 현지 5개 법인을 통해 전 세계 14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 4월 영국 버킹엄궁에 조류기피제를 납품, BBC 방송에 소개되면서 해외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독일, 영국, 일본, 싱가포르 통관 기준을 모두 획득했고, 2012년에는 일본, 남미, 미국 등 전 세계로 수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일본 최대 방제 회사 셈코(SEMCO)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판매망을 확보했고, 요미우리 신문사가 조류기피제 성능을 극찬하는 신문기사까지 실었다.

다음 달 미국 EPA(환경성 평가) 기준을 통과하면 미국 법인 수출도 탄력을 받는다. 남미 경우 브라질을 중심으로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태훈 대표는 “대구 유일의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라고 자부한다”며 “대기업의 흡수합병 제의가 매년 잇따르고 있지만 대구 토종 기업으로 바이오 분야 1등 기업이라는 자존심을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매일신문 2012년 0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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